끈적거리는 펜
끈적거리는 펜 대학생 때 서울로 랩을 배우러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. 정해진 비트에다 직접 작사를 하는 숙제였나 보다. 녹음된 음악을 차에서 틀어줬는데, 내 기억엔 좀 센치한 비트에 상대적으로 힘 있는 목소리였다. 인상적으로 들렸던 가사는 "끈적거리는 펜을 쥐고 끄적대는 일상에 내려오는 절망~". 나는 끈적거리는 펜이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. 펜에 주스라도 쏟은 줄 알았더니 가사가 잘 써지지 않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고 했다. 왜인지는 모르지만 이때가 스냅샷처럼 남아있다. 랩 하는 친구의 녹음을 처음 들어서인지, 정말 하고 싶은 걸 찾아가는 용기가 멋져 보였는지.
망고반항아의 단어들
2023. 6. 20. 14:55
배려
배려 대단하고 특별해 보였던 사람이 그렇지 않게 보이고 그렇지 않게 생각했던 사람이 새삼 대단해 보일 때가 있다. 그 사람이 바뀐 걸까 내가 바뀐 걸까. 내 기억 속 그 사람의 과거를 기준으로 바뀐 나의 생각이 만든 결과이다. 사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 변한다. 변할 것 같지만 변하지 않기도 한다. 변하는 면도 있고 안변 하는 면도 있다.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은 안 변하면 고집스럽다 하고, 변해도 좋은 소릴 안 한다. 하지만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,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았던 사람, 대화가 끝나면 뭔가 기분이 찝찝했던 사람은 계속 그렇다.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나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이다. 이게 반복되면 끊어야 맞다. 끊을 수 없다면 횟수를 줄여야 맞다. 굳이 유지할 필요 없다...
망고반항아의 단어들
2023. 5. 30. 03:51